22.06.16 사려니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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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ta_fun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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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및 많은 동물들은 상처가 나면 피를 흘린다.

버섯도 마찬가지로 피(유액)를 흘리는 녀석들이 있으니, 바로 젖버섯속, 털젖버섯속 (Genus Lactarius, Lactifluus) 버섯들이다.

동물이 피를 흘리면 피가 굳어서 피딱지가 생기고, 출혈을 막고 병원균의 침입을 막는 기능이 있다.

그렇다면 젖버섯속, 털젖버섯속의 유액도 같은 역할을 할까?

어느정도 맞다고 보면 된다. 젖버섯의 유액도 빠른 시간에 굳을 뿐 더러,

자신을 먹는 곤충이나 소동물의 입부분을 막아 다른 버섯 보다 비교적 기피하게끔 만드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몇몇 버섯의 유액은 굉장히 매운 (고추의 매운맛 보다는 생마늘을 먹었을 때의 매운맛) 맛이 난다!

따라서 젖버섯류, 털젖버섯류는 버섯의 형태적인 특징 뿐만 아니라 유액의 맛, 색의 변화, 유액의 양 또한 형태분류의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이런 젖버섯류 중에서도 유액을 으뜸으로 많이 흘리는 버섯이 있는데, 바로 꽤 유명한 식용버섯인 배털젖버섯, Lactifluus volemus 이다.

이 버섯이 흘리는 유액이 어찌나 많은지, 아주 살짝만 상처를 내더라도 굉장한 양의 흰색 유액이 뚝뚝 흘러내린다.

 

상처내기전.
상처낸 후.

이 배털젖버섯은 엄청난 양의 유액 말고도 여러가지 특징이 있어 초보자가 구분하기 꽤 쉬운 버섯에 속한다.

1.     전체적으로 무늬가 없는 주황색

2.     비교적 빽빽한 주름살

3.     엄청게 많은 양의 흰색 부드러운 맛의 유액

4.     독특한 향기

특히 배털젖버섯의 독특한 향기는 그다지 좋은 느낌은 들지 않는데, 여러 문헌의 기록들을 빌려 표현하자면 생선 비린내, 치즈향과 같은 향이 난다고들 한다.

나 역시 동감하는 바이며, 그 꿉꿉한 향은 밥도둑 보다는 밥대검찰청에 가까운 향이었다.

다행히, 이 익숙치 않은 향은 조리하면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식감은 거의 모든 젖버섯류와 무당버섯류가 그렇듯, 그 독특한 세포 구조 때문에 퍼석퍼석한 식감을 갖고 있다.

보통의 버섯 식감이 졸깃졸깃 한 식감이라면 (새송이나 느타리, 팽이의 식감을 생각 하면 된다.) 배젖버섯은 마치 퍼석퍼석한 삶은감자를 입 안에서 으깨듯, 알갱이 하나하나로 분리되는 거친느낌을 갖고있다.

본인도 버섯탐사를 하다가 대량으로 발견 한 적이 있으나,

채집당시 조리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서 근처 식당에서 오리불고기와 곁들여 먹었다.

흙부분을 칼로 깎아낸 뒤 여러 등분으로 나눈 뒤, 펄펄 끓는 오리기름과 양념에 넣어 조리 하였는데,

으깨지는 독특한 식감덕에 그런진 몰라도 소스가 상당히 잘 배었지만, 버섯같지 않은 식감이 당혹스러워 거부감이 들었었다.

(이후에 추가할 문장)

 

결론

겁나 구린 향과 좋지 않은 식감을 가지고 있음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배털젖버섯.

사랑받는 야생식용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주관적인 평이 좋지 않았던건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과는 코드가 맞지 않는 점과

마치 외국인이 처음으로 청국장 또는 홍어를 먹었을 때,

익숙하지 않은 맛과 향으로 인해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 과 비슷했던 것 같다.

배털젖버섯 시식은 본인 포함 4명이 함께 했는데,

각각 맛있다, 먹을만 하다,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본인), 맛없다 라는 평가로 나뉘었으니, 맛에 있어선 진입장벽과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버섯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어쩄든 야생버섯 입문자라도 쉽게 발견하고 구별 할 수 있는 버섯이니, 한번쯤은 시도해봐도 좋은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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